말을 듣지 않는 아이… 엄마 성격부터 파악하세요
"도대체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2남 1녀를 둔 이소영(39·서울 대치동)씨는 두 아들을 대할 때마다 답답함이 크다. 특히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낳은 첫째 아들(고1)은 그녀에게 버거운 짐이다. 고집 세고 별난 아들을 어떻게 대할지 몰라 난감할 때가 많다. 공부할 의지가 없어 보여 속앓이도 많이 했다. 학원에만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부모 코칭'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막내딸은 같은 여자라서 그런지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쉬운 데 반해 아들은 전혀 감(感)을 잡을 수가 없다"며 "주변 지인의 추천을 받아 코칭 수업을 듣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모 코칭 인기
최근 들어 '부모 코칭'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부모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기관 수도 많아졌고, 몇몇 강좌는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부모 코칭이란 훌륭한 선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훌륭한 코치가 필요하듯,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부모 스스로 유능한 코치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제적인 과정을 뜻한다. 대개 부모 코칭 수업은 자녀와의 갈등은 줄이면서 아이의 잠재력은 120%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의사소통법, 훈육법 등이 중심이다.
한국코칭센터 고현숙 대표는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져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과거의 교육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며 "부모 코칭을 배우면서 자신의 그릇된 교육방식을 반성해보고 바른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맛있는공부 러닝센터 부모·학습코치 대표강사인 홍성민씨는 "부모들이 자녀를 위한답시고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역효과만 낳거나 내 아이에게는 통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부모 본인 파악이 자녀 교육의 첫 걸음
전문가들은 부모 코칭의 출발을 부모 스스로 자신을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어떤 부모인지부터 알아야 대안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홍씨는 "부모 본인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아이 탓만 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고 자신과 아이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 아동심리코치센터 이정화 소장은 부모가 자신의 성격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녀와의 갈등은 부모가 자신의 성격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자신의 성격을 잣대로 삼아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 아이는 왜 저럴까'라고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며 "아이 성격에 대한 이해없이 자신의 기준에 따라 아이를 고쳐나가려고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소장은 에니어그램(성격 유형 분류 모델)을 활용해 부모의 성격을 원칙형, 조력자형, 낭만형, 관찰형, 안전형, 낙관형, 보호통제형, 성취형, 조율형 등 9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이때 9가지 유형 중 한 가지만을 정답으로 삼기보다 장·단점을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녀는 "어떤 성격도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양한 성격을 조금씩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잣대로만 판단하긴 어렵다"며 "성격 유형을 파악해 본인 스스로 반성해보고 아이의 코드에 맞춰 나가도록 노력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를 어떻게 코칭 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요즘 부모들이 자주 하는 실수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자녀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답을 제시'하거나, 둘째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방임 내지는 방치'하고, '조급하게 어떤 것도 기다려주지 못해' 자녀교육을 망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코칭 대화법, 코칭 훈육법, 학습 코칭 등을 추천했다.
우선 코칭 대화란, 자녀의 감정을 잘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임을 전제로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가 말을 할 때에는 감정을 이해해주면서 적절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또한 미래에 관해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자녀가 미래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꿈은 무엇인지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코칭 훈육법은 자녀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학습 코칭이란 동기 유발에 초점을 둔다.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인식시켜 줄 때 공부효율이 오른다는 것이다. 과목별 공부내용을 점검하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아이에게 맞는 공부법을 같이 찾아보거나 공부가 왜 중요한지를 깨닫도록 곁에서 도와준다.
홍성민씨는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자녀의 잠재 가능성을 믿고 인내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귀띔했다.
2008.12.29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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